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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경북 안동시에서 양식업을 하는 월야수산 내부에는 직경 3m 정도 되는 수조가 열 개 넘게 있었다. 한 수조에 가까이 가자 손바닥만 한 송어 수백 마리가 다가왔다. 먹이를 주는 줄 알고 미리 먹을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마치 간식을 기다리는 반려견 같았다.
바로 옆 다른 수조를 찾자 물속 물고기는 오히려 멀어졌다. 김상욱 월야수산 대표가 2022년 말부터 양식하고 있는 킹살몬(왕연어)은 야생 동물처럼 사람을 경계했다. 다른 어종보다 비교적 최근에 양식용으로 길들이기 시작한 킹살몬은 아직 야생성이 살아있었다. 김 대표는 "킹살몬은 예 담보대출영업 민하고 섬세해 이름처럼 왕처럼 키웠다"고 말했다.
2010년대 이후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연어는 이제는 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수산물 중 하나다. 그런데 연어 시장은 수입산이 점령하고 있다. 국내에서 팔리는 연어의 90% 이상은 노르웨이, 칠레에서 수입하는 대서양 연어다. 프리미엄 어종으로 평가받는 농협대출신청 킹살몬도 캐나다, 뉴질랜드에서 주로 키운다. 대서양 연어보다 덩치가 커 단단하고 기름진 살을 자랑하는 킹살몬은 전 세계 연어 생산량의 1%에 불과하다.
그동안 한국은 연어 불모지였다. 노르웨이 등은 낮은 수온에서 잘 자라는 연어를 양식하기 안성맞춤인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바다 양식을 한다. 국내 양식업계로선 비용이 적게 들어가 가격 경 파산면책후 신용회복 쟁력을 갖춘 수입 연어에 굳이 맞설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한국의 연어 소비량이 늘고 환율 변동에 따라 가격도 들쭉날쭉하자 국산 연어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동원산업, GS건설 등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연어 양식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야생 동물 같은 킹살몬, 프리미엄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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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오른쪽) 월야수산 대표와 조성연 롯데마트 수산팀 상품기획자(MD)가 20일 경북 안동시 월야수산 내 왕연어 양식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롯데마트 제공


김 대표는 기업 등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토종 연어 양식에서 개척자로 꼽힌 금시세전망 다. 대학에서 수산양식학을 전공한 그는 2002년 양식업에 뛰어들어 주로 송어를 키우다가 2022년 킹살몬 양식에 나섰다. 고급 먹거리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연어가 대서양 연어에 비해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
킹살몬은 물론 대서양 연어에 대한 정보도 구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김 대표는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부딪히면서 양식법을 익혔다. 연어 양식이 꾸준히 길렀던 송어와 비슷하긴 했으나 실전은 험난했다. 그는 2022년 말 캐나다에서 앵두 크기인 킹살몬 알 5만 개를 비행기로 공수해 한겨울 동안 부화시켰다.
킹살몬이 양식용으로 완전히 길들지 않은 어종이라 김 대표는 365일을 지켜보면서 키웠다. 알에서 태어난 작은 치어기 때는 갓난아기에게 이유식을 먹이듯 두세 시간마다 먹이를 줬다. 또 한창 크는 시기에는 자연 그대로의 먹이에 가까운 사료를 챙겼다. 남극해에 주로 사는 크릴 분말을 사료에 섞어 준 게 대표적이다. 킹살몬 양식에 들어간 사료값이 송어보다 세 배 더 많다고 한다. 모두 양식 도중 폐사하는 킹살몬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월야수산의 킹살몬은 2023년 4월 롯데마트 수산팀에서 일하는 조성연 상품기획자(MD)가 발굴했다. 조 MD는 평소 송어를 거래하던 월야수산 양식장을 찾았다가 킹살몬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김 대표 말에 바로 살펴봤다. 마침 수입산 연어 가격이 불안정해 산지 다변화를 고민하던 시기라 롯데마트는 월야수산과 연어 공급 계약을 맺었다. 그는 "연어 판매량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열 배가량 늘었다"며 "수산팀에서 공들이는 어종 중 하나이다 보니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킹살몬 5톤, 낚아채 간 소비자



조성연 롯데마트 수산팀 상품기획자(MD)가 월야수산의 국산 왕연어를 뜰채로 낚은 모습.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23~26일 국내 유통업체 중 최초로 국내산 킹살몬 5톤(t)을 판매했다. 김 대표 역시 2년 6개월 동안 애지중지 키워 처음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킹살몬이다. 김 대표는 "킹살몬은 특히 한시도 쉰 적 없이 키운 거 같다"며 "이번이 첫 출하인데 그동안 정이 들었는지 아쉬운 마음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국내산 연어가 수입산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지녔다고 본다. 이제 시작 단계인 국내산 연어는 수입산 연어보다 가격이 다소 비쌀 수 있으나 신선도 면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월야수산 킹살몬의 경우 롯데마트 매장에 진열되기까지 이틀 정도밖에 안 걸렸다. 싱싱한 연어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좋은 상품이다.
실제 롯데마트 집계 결과 국내산 킹살몬은 전체 준비 물량의 80%인 4톤이 행사 기간 동안 판매되면서 높은 소진율을 보였다. 60~70%만 팔아도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신선식품 특성을 감안하면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산 킹살몬은 연어회 상품군 내에선 노르웨이산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노르웨이산과 함께 연어회 톱2인 칠레산을 넘어선 성과다.
조 MD는 "이번 국산 연어 판매는 고환율 속에서 수급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진행한 도전"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더욱 신선하고 품질 좋은 연어를 즐길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산 왕연어가 월야수산 수조를 헤엄치고 있는 모습. 롯데마트 제공


안동=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